인간 유전학의 연구실이 되어버린 나라
By 이웃집편집장
2017-12-01 13:41:14 2111

"태양이 바다에 미광을 비추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희미한 달빛이 샘물가에 떠 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9세기 서쪽을 향해 바다를 건너온 바이킹이 있습니다. 그들은 다소 춥지만, '이그리트'가 '존스노우, 넌 암 것도 모르지'라고 외칠 것 같은 땅(Grjótagjá)에 정착하게 됩니다. 고립된 땅은 그들의 유전적 조성이 정체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족의 계보와 질병 유무 등등을 편집적으로 기록했죠.


유전학의 연구실, 아이슬란드. 출처 : wiki media commons


인간 유전학의 연구실이 되어버린 나라, 바로 '아이슬란드'입니다.


아이슬란드는 1996년 위의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질병 진단'을 하겠다는 회사, deCode Genetics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가족 단위로 유전체 데이터를 생성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곧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한 세기 동안 이론적으로 제시되어 온 유전학적인 모델이나 가설 혹은 실험 동물에 의해 진행되었던 집단 수준의 질문들을 검정하기 시작합니다.


가령, 인간 유전체에서 recombination rate를 정교하게 측정하는 자료를 양질의 수준으로 제공하거나 이전 자료들(e.g. CEPH Marshifield)과 통합하여 연구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https://www.ncbi.nlm.nih.gov/pubmed/12053178 ; , 지금 여러분이 UCSC Genome Browser에서 사용하는 그것이죠).


이들은 recombination rate 연구를 바탕으로 아주 정교한 수준으로 개인 단위에서 recombination rate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각기 다른 성별에서 recombination rate의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지요(www.nature.com/articles/nature09525).


위의 연구들은 de novo variant (DNV; 부모의 생식세포에서 발생하여 자녀에게만 나타나는 유전 변이)의 초기 연구(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548427/)의 발견을 토대로 실제 DNV가 어떤 유전체 부위에 많이 등장하는지에 대한 실험에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https://www.ncbi.nlm.nih.gov/pubmed/27322544).


아이슬란드의 유전학 데이터는 인간의 질병·형질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물음들에 답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가령 "정말 recessive는 유병률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질문들 (http://dx.doi.org/10.1038/ng.3243)이나, 세대 간에 발생하는 gene conversion pattern(https://www.nature.com/ng/journal/v47/n5/full/ng.3171.html), 형질에 '해(deleterious)'가 되는 것이 아닌 '이로운(protective)' 유전변이(https://www.nature.com/…/j…/v488/n7409/full/nature11283.html)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질병 정복과 예측은 많은 기업들과 연구자들의 오랜 꿈입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예, 좋은 집단과 최신식 유전체 데이터가 수집된 나라에서도 이를 이뤄나가는 과정은 매우 더디고, 또 신중했습니다. 그리고 '질병'이라는 먹기 좋은 일을 하기 전에, 인간 유전학에서 답해야했던 것들을 먼저 질문하기 시작했죠.


Kari Stefansson과 Augustine Kong 출처: ndph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슬란드의 유전학을 이끌어 온 전설의 투톱이 있었습니다. 축구로 치면 이동국-김은중을 능가할 정도인데요. 바로 유전학자 Kari Stefansson과 Augustine Kong입니다. Augustine Kong은 deCode Genetics 부임 초기, Hilda Geiringer의 오랜 꿈, 1944년 linkage model (https://www.jstor.org/stable/2236210)에 대한 연구 방법을 발표합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id/9345087/). 주말을 맞아, 혁명가를 꿈꾸는 분들은 이 둘의 묵묵한 유전학 여정을 살펴보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 이 문구는 괴테와 조인성과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슬란드의 문화로 떠오르는 무언가가 없네요.. ㅈㅅ


<외부 기고 콘텐츠는 이웃집과학자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시바의 유전학(shibagenetics001@gmail.com)

반려과학자 유니온

반려견 전용 공원

원문 출처 : https://www.facebook.com/genetics001/posts/1329338213848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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