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에 '나무 분석' 가르치는 이유
양자 컴퓨터에 '나무 분석' 가르치는 이유
  • 이승아
  • 승인 2017.03.14 20:02
  • 조회수 34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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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가 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을 배웠다. 출처 : 포토리아
양자 컴퓨터가 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을 배웠다. 출처 : 포토리아

자, 이번 시간엔 나무 인식하는 방법 배워 볼게요

 

과학자들은 나무를 인식하는 방법을 양자 컴퓨터에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인트 매리스대학(St. Mary’s College) 물리학자 Edward Boyda는 동료들과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Boyda는 캘리포니아를 찍은 수백 장의 위성 사진을 양자 컴퓨터에 반영시켰습니다.

나사  에임스  연구센터에 설치된 D웨이브 양자컴퓨터. 출처 : 나사
나사 에임스 연구센터에 설치된 D웨이브 양자컴퓨터. 출처 : 나사

양자컴퓨터란 뭘까요? 김재완 박사의 글 <양자 원리와 컴퓨터 : 양자컴퓨터>에 따르면 이는 말 그대로 양자역학의 법칙을 따르는 컴퓨터입니다. 양자의 세계는 0과 1의 경계가 구분이 모호해해집니다. 0과 1이 모호해진다는 말은 어쩌면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는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1983년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에서  했던 강연 'Tiny Computer Obeying Quantum Mechanical Laws'에서 끝도 없이 계산량이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한 방법입니다.

 

연구진은 캐나다 양자 컴퓨터 벤처기업 디웨이브 시스템즈(D-Wave Systems)의 ‘D-Wave 2’라는 양자 컴퓨터를 사용했습니다. D-Wave 2에 사진과 관련한 여러 특징을 가르쳤습니다. 예를 들어 색조, 포화도, 반사광 등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여러 특징을 주입시켰습니다. 컴퓨터가 길, 나무, 빌딩 등을 구분하는 법을 익히게 하기 위함이었죠.

 

연구진은 다음으로 양자 컴퓨터가 분류한 결과가 맞는지 틀린지 입력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양자 컴퓨터는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배울 수 있게 되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양자 컴퓨터는 자신에게 주입되어 있는 공식을 이용해 이것이 나무인지 빌딩인지를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이자 지구과학자 Ramakrishna Nemani는 “나무는 작은 나무, 큰 나무, 숲 속에 있는 나무, 빌딩 옆에 있는 나무 등 나무는 다양하게 생겼고 다양하게 분포해 있기 때문에 나무 분류를 가르치는 것은 복잡한 문제”였다고 이야기 합니다.

 

교육이 끝난 후 D-Wave 2는 나무 인식에 90%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일반 컴퓨터에비해 양자 컴퓨터의 정확도가 약간 높았죠.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만 무엇보다 양자 컴퓨터가 이미지를 보고 분석하게 만들 수 있고, 양자 컴퓨터가 스스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위성사진(위)와 D-Wave 2가 나무로 인식하는 모습(아래) 출처: E. Boyda. et. al/PLOS ONE
위성사진(위)와 D-Wave 2가 나무로 인식하는 모습(아래) 출처: E. Boyda. et. al/PLOS ONE

쓸모가 있다

 

이 연구를 더 발전시키면 기상 예보 같은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요인을 예측·분석하는 데 양자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가 위성 사진을 세밀히 확인하고 패턴을 분석해 전 세계 날씨가 어떻게 될른지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놀라운 점은 하루이틀 뒤 날씨가 아닌 1년 뒤의 날씨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Nemani는 “6개월 후에 인도에 불어닥칠 싸이클론도 대비가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6개월 후 인도에 도착할 대기가 현재 캐나다 북부에 머물고 있는데 이 기후 패턴을 분석하는 식입니다.

 

아직은 ‘속도’ 외에는...

 

양자 컴퓨터가 아닌 전통적인 컴퓨터도 이미지 속 패턴을 인식하기 위한 정밀한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와 프로세스 소모가 크죠. 그 이유는 전통적인 컴퓨터는 0과 1을 이용한 이진법을 통해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bits)’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곧 양자 컴퓨터가 일반 컴퓨터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자 컴퓨터의 압도적인 스피드도 아직은 특정 정보에만 특화되어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가 복잡한 현상을 다룰 수 있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서던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컴퓨터 과학자 Itay Hen은 “양자 컴퓨터가 일반 컴퓨터들이 하지 못하던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유일한 차이점은 속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D-Wave 2가 속도를 제외하곤 일반 컴퓨터보다 나은 점을 살펴보기 힘들다”며 연구자들의 연구가 일부분 한계에 부딪힐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양자 컴퓨터의 발전 가능성이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점을 암시했습니다.

 

이승아 수습 에디터 (singavhihi@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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